prologue -- F5와의 만남.



처음  'F5'라는 이름을 가진 카메라를 알게 된시기에 F5는 사실 나에겐 가질 수 없는 비싼 카메라이고 단지 사치일 뿐이었다.  바디만 이백만원을 훌쩍 넘겨버리는 카메라. 그것이 과연 나에게 가당키나 한 것인가. 인화지 한장 한장이 항상 아쉽기만 하고 마지막으로 패키지에 포장된 필름을 사용해 본 것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한 나의 입장에서 말이다. 조선희라는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녀의 책속 한 구절이 떠오른다. '카메라와 암실을 빌려서 사용할 수 있지만 필름은 빌릴 수 없다.' 그래, 정말 그랬다. 나에게 있어 F5는 어릴적 학교앞 문구점 쇼윈도를 통해 반짝이는 눈으로 한참이나 쳐다보게 만들던 커다란 박스안에든 변신로봇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뒤돌아서면서 몇번이고 다시 보게 만드는 반짝이던 상자. 어머니는 항상 내가 시험100점을 맞으면 사주시겠노라 말하셨지만 그 약속이 지켜진 적은 없었던것으로 기억한다.

머리가 굵어지고 연례행사가 되버린 예비군 훈련이 익숙해질 무렵이던 어느날, 나의 연인이 전화로 조용히 이별을 고했다. 그래. 마땅한 비젼이 없는 사진쟁이 곁에서 견디기 힘들었으리라. 누구에게나 사정이 있다. 우리에게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어쨋든  그녀는 그렇게 떠나갔다. 그녀를 원망할 수 는없었다. 누가 누구를 무슨 염치로 어떻게 원망한단 말인가.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후 어느날, 택배회사 직원의 전화에 잠에서 깨어 눈을떴따. 잠시후 멍한 기분으로 상자 하나를 품에 안고 방으로 돌아왔다. 상자안에는 F5가 비닐에 쌓인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심스레 비닐을 벚겨내고 테이블 위에 F5를 올려 놓았다. 그리고 바디캡이 씌어진 녀석을 그대로 뒀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다음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였다.

'그것은 그녀의 선물이었다. 그녀는 내가 셔터를 계속 누를 수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50mm 1.4D렌즈를 마운트 했다. 그리고는 반셔터. 지잉~ 철컥. 지잉~ 철컥. 그렇게 오후내내 녀석을 만지작 거렸다. 웬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그것' 이 나의 손에 쥐어진다는 것은 참으로 미묘한 기분이었다.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 가슴속에서 무엇인가가 입을 통해 왈칵 쏟아져 나올것만 같았다.
무덥던 그해 여름, 그렇게 F5는 내손에 쥐어지게 되었다.



니콘 그리고 'F'

F5는 플래그쉽 다운 막강한 스펙을 지니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빠른 AF와 당연하게 되어버린 방습.방진은 물론. 바디의 압도적인 신뢰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초당 약 8컷를 끊는 무식한(?) 스피드는 부록이라고 해두겠습니다.  F5가 처음 발매된것이 96년이라는것을 감안해 봤을때 감히 '괴물'이라고 불러도 될만한 바디인 것입니다. 그리고 발매가 된지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본문은 2005년에 작성 되었습니다.) F5를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구조를 지닌 바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시점에서 이미 '완성'에 가까운 바디였기 때문입니다.



F5 /2005년  Copyrights ⓒ mindviewer.net


니콘. '니콘답다' 라는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니콘의 팬들은 아마도 이 '니콘다움'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된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제가 니콘의 팬이기 때문에 유독 그렇게 느끼는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니콘의 플래그쉽 모델에서는 다른 제조사의 그것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특별함은 특유의 '존재감' 과 '전통의 계승' 이라는 측면에서 기인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니콘이 플래그쉽 모델의 전통이라고 하면 단연 교환식 파인더와 수동 필름 크랭크의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교환식 파인더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F5의 유저가 얼마나 되겠습니까만은 (F5의 개발자 마져도 인터뷰에서 솔직히 교환 파인더는 거의 팔리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을 정도 입니다.) 그 존재 자체로 감성적인 만족감을 가져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는 없을 것입니다. 필름 크랭크 역시 특별한 의미입니다. 저 같은 경우 대부분 자동으로 필름을 되감지만 필름 크랭크를 수직으로 들어올려 뒷판이 열리는 느낌은 아주 좋아합니다. '딸깍' 하고 말이지요.  없어도 촬영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부분 임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있어야할 자리에 존재한다는 느낌은 인상적인것은 물론이고 매우 사랑스럽기 까지 합니다. F6의 경우는 아시다시피 파인더가 고정식으로 변경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테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측면도 존재합니다만 니콘의 팬으로써는 아쉬운 생각이 드는것이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현재로써는 그렇습니다. 물론 F6를 사용해보지 않고 그 안에 녹아든 생각을 판단하기는 무리겠지요. (개인적으로는 니콘의 엔지니어들을 믿는편입니다.)

이것은 본문과 관계없는 이야기 지만, F6의 경우 F3과 감각적으로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F5->F6으로의 변화가 F2->F3으로의 변화와 여러가지로 닮은꼴 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전작에 비해 날렵해진 바디의 디자인 역시 그러합니다. F3을 무척이나 즐겁게 사용하던 저로써는 F6의 '느낌'은 어떤것일까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사용자의 의도에 즉각 반응한다.


F5를 직접 손으로 잡아보기 전에는 굉장히 차갑고 무감각한 느낌일 것이라 멋대로 상상했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있어 F5의 첫인상은 '거만하고 무뚝뚝 해보이는' 카메라 였으니까요. 하지만 실제로 녀석을 처음 움켜잡았을때 저의 첫 느낌은 '손안으로 파고 든다?' 라는 정도랄까요. 어쨋든 우수한 그립감 덕분에 잡기가 편하다는 느낌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확실한 것은 녀석이 저를 싫어하지는 않는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저의 착각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F5가 저를 좋아하진 않더라도 제가 녀석을 좋아하기 때문에 문제될것은 없습니다 : )

F5는 매우 '민감한' 카메라 입니다. 매번 사용자의 요구에 빠르게 반응합니다. AF의 정확성과 속도 역시 그러한 빠른 반응속도에 한 몫하지만 더욱 중요한것은 셔터에 반압을 주었을때부터 릴리즈를 하는 순간까지의 미묘한 감각입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지금이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어느사이엔가 부드럽게  '철컥' 이라는 느낌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만큼 F5가 저의 요구에 응답을 하는 속도와 제 손가락을 통하여 전해지는 절묘한 감각은 대단히 만족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기분좋은 '민감함'을 F5의 여러 장점 중 가장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분이 평을 인용하자면 셔터를 누르는순간 마치 손안의 F5가 사라지는듯한 감각.
물론 저의 경우 그렇게까지 F5와 깊은 교감을 한적은 없었습니다만, 어쩐지 그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것만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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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F5의 시야율은 100%입니다. 플래그 쉽 모델이니 당연한 일이겠지요 : ) 배율은 X0.75배입니다.
솔직히 (인정하기는 싫지만) F5의 뷰파인더는 다른 부분의 완성도에 비하며 다소 아쉬움이 남습니다. 파인더가 전체적으로 노란색과 녹색의 중간정도 색이 덧 씌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덕분에 다소 어둡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파인더가 시원한 기계식 카메라를 사용하시던 분이라면 더욱 민감하게 느끼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파인더를 살펴보다 이상한 기분에 옆에있던 F3에 같은 렌즈를 마운트 한채 양쪽을 번갈아가며 몇 번씩이나 파인더를 살펴 보았습니다만, 결과는 F3의 파인더와는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파인더가 어둡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 드리는것은 플래그쉽 바디로써의 뷰파인더에 대한 아쉬움을 말씀 드린것이지 절대적으로 '너무나 어둡다'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플래그쉽 이라면 당연히 이정도는 되어야해!'라는 생각때문이 겠지요. 저의 눈이 지나치게 '클리어한' F3에 너무 길들여 있었던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아쉬움이 많이 남는것이 사실입니다. 아시다시피 이것은 3D- RGB 멀티 패턴 측광을 위한 구조 때문입니다. 과연 3D- RGB 멀티 패턴 측광이 촬영의 가장 원초적인 부분인 파인더의 완성도와 맞교환 할만큼 중요한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F5의 뷰파인더를 바라보면 중앙과 상하 좌우, 다섯개의 측거점을 보입니다. 캐논의 EOS-1V 나 3의 현란한 측거점에 비하면 아주 단촐하게 보입니다만, 저는 오히려 이쪽이 마음에 듭니다. 어짜피 많은 측거점을 가지고 있다하여도 그것을 모두 활용한다는 것은 적어도 저에게는 무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 그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늘어선 측거점이 촬영자의 시야를 가린다는 것입니다. 엄밀히 이야기 하면 심하게 시야를 가릴정도는 아니지만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파인더안의 정보가 저의 시야를 방해하는 것이 굉장히 싫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전 F5는 '민감한 카메라이다' 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민감하기 짝이 없는 바디가 셔터의 릴리즈를 기다리며 잔뜩 날을 세우고 있는 순간에 정작 촬영자는 파인더속의 프레임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너무 억울한일 아닐까요? 그러하기에 흔한 AF카메라들 처럼 AF에어리어가 번쩍이며 붉게 물드는 AF 일루미네이터가 아닌 연한 검은색으로 (보일듯 말듯) 표시되는 F5의 표현 방식은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적당히 저를 방해하지 않고 촬영에 필요한 만큼만 보인다고나 할까요.  물론 이건 순전히 저의 취향입니다. AF포인트에 대해서는 사용자마다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F5를 사용하시는 분들 중에도 AF포인트가 잘 보이지 않아서 불편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많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표현방식을 고안한 엔지니어는 '정말 대가 곧은 사람이군!'..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촬영만을 위한 카메라의 설계라면 이런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인것입니다. 이러한 인터페이스에 익숙치 않은 사람은 어떻게 하란말인가? 너무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는 설계는 아닌가? 이렇게 반문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딱 부러지게 말씀 드리자면 F5는 문자 그대로 프로폐셔널 바디, 오직 고도로 촬영에 최적화된 도구입니다. 따라서 그런 작은 친절을 위해 촬영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굳이 넣을 필요도, 넣어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측거점이 선명하지 않다고, 번쩍이지 않는다고 촬영이 불편하다고 느낄 정도의 유저라면 다른 바디 사용하시는게 옳다!" --아마도  '꼬장꼬장'한 니콘의 엔지니어들은 그런 생각을 하며 F5를 설계한것은 아닐까요? 어쨋든 다수 유저들의 원성을 살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런 설계를 감행했다는것은 참으로 니콘스러운 점임은 분명합니다
.




3D- RGB 멀티 패턴 측광

F5가 처음 발표될 당시 관심을 모았던 3D- RGB 멀티 패턴 측광은 1005픽셀 (종15x횡67)의 센서로 부터 얻어지는 여러 정보를 분석하여 CPU에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측광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제대로 이 기능을 활용하려면 D타입이나 G타입 렌즈를 마운트 해야합니다. 제조사의 설명에 따르면 밝은색의 피사체(백 또는 황색)나 어두운색(흑 또는 진녹색)의 피사체가 프레임에서 많은 부분을 점하고 있을때 위력을 발휘하며 눈으로 보이는 감각에 가까히 재현된다고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니콘측의 이야기 입니다. 단순히 말하자면 발전된 형태의 분할측광인 것입니다. 처음 발표 되었을 당시 이 측광 방식에 대한 신뢰도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D- RGB 멀티 패턴 측광은 '상당히 쓸만하다' 정도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나 애매한 노출치를 가진 피사체를 촬영할때 주로 두어군데 스팟을 찍어보고 대충 머리를 굴려 노출치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스냅에 있어서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3D- RGB 멀티 패턴 측광으로 설정하고 A모드로 촬영하는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굳이 3D멀티 측광이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사실 거의 90%흑백필름을 사용해 촬영하는 저같은 경우에는 스냅에서 까지 노출을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더 무책임하고 속편한 말씀을 드린다면 대충 어느정도 아니, 웬만큼 심하게 측광 미스가 나지 않는한 사진은 잘(?) 나오기 때문입니다. (물론 포지티브라면 이야기는 달라지 겠습니다만) 물론 네거티브가 무시무시한 관용도를 가지고 있다하여도 촬영할때 제대로 측광을 결정하면 더 우수한 결과물이 나오는것이 자명한 사실이고 프린트 작업 역시 용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스냅 촬영에 있어서 지나쳐 버린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바꾸어 이야기 하자면, 다소 측광에는 실패했지만 임팩트가 있는 시간의 편린을 담긴 네거티브가, 프린트 하기에 가장 최상의 상태로 노출이 결정되었지만 아무런 임팩트가 없는 순간이 담긴 사진보다 훨씬 낫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포지티브 필름을 장전하고 이런 저런 상황에서 3D- RGB 멀티 패턴 측광의 신뢰도를 테스트해 본 일은 없고, 사실 비싼 포지티브 필름을 소비해가며 그런 테스트를 해봐야할 필요조차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짜피 모든 상황을 커버해주는 측광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우수한 측광 방식이라해도 그것이 저의 머릿속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D- RGB 멀티 패턴 측광은 극단적인 상황이 아닌한 크게 실패하지는 않는 결과물을 제공하는 조금 더 진보한 평가측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예전 F3을 사용할때, 녀석은 중앙부 중점 평균측광 하나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F3을 이용해 다이얼을 A모드로 돌려놓고 번화가를 거닐며 스냅촬영을 즐겼을때에도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항상 괜찮은 결과물을 뱉어주곤 했습니다. 간혹 특별한 상황을 맞이하면 당연히 짱구(?)를 굴려야 합니다.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결국, 결정은 사람이 해야만하는 것입니다.  이건 일종의 운명이 아닐까요? 그런 이유로 저는 3D- RGB 멀티 패턴 측광에 커다란 의미를 두지 않는 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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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하게 힘이넘치는(?) AF

f5는 Multi-CAM 1300모듈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모듈이라는것은 AF를 처리하기 위한 알고리즘이고 문단 제목에 인용한 '힘이넘치는'이란 표현의 원인은 바디에 내장된 모터의 힘입니다. 같은 CAM 1300 AF모듈을 장착하고 있는 F100의 경우 AF모듈은 같지만 동급 렌즈를 마운트 시켜보면 그 힘이 확연이 느껴질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50mm F1.4D 같은 가벼운 렌즈를 마운트 시켜보면 정말 렌즈를 '쪼개버릴듯이' 돌려버립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교합니다. 제가 F5를 사용하는 동안 적어도 AF문제세서 만큼은 150%만족하고 사용했다는것은 자신있게 말슴드릴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니콘의 AF검출능력은 정평이 나있습니다. 디지털로 넘어와서 완전히 니콘을 압도하고 있는 캐논의 경우에도 AF문제에서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하지만 니콘의 경우 하위급 모델에서도 AF가 문제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F5의 경우 플레그쉽이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

F5는 매우 믿음직스럽고 거기다가 사랑스럽기 까지한 카메라입니다. 하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그 첫번째가 상당한 무게입니다. 스펙상으로 F5의 무게는 1210g입니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순수한 바디의 무게입니다. 전원으로  AA형 전지8개가 들어간다는 것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사진을 담으려면 렌즈가 있어야 한다는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F5가 지닌 하이스펙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무게이긴 하지만 저라는 사람이 워낙 간사한지라 조금만 더 가벼웠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것은 어쩔 수 없군요. 두번째는 개인적인 투정이긴 하지만 타사의 동급모델인 1V보다 순간 연사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저는 연사를 사용할 일도 없고 가끔 재미 삼아 한번씩 공셔터를 눌러보는 일이 다 이지만 왜 이런 말씀을 드리는것이냐 하면 단순히 기분이 나쁘기 때문입니다 : ) 왜냐면 저는 니콘의 팬이니까요. 어릴적 옆집 꼬마가 저보다 더 좋은 장난감을 가지고 있으면 속이 상했습니다. 단순히 그런것이죠. 그러고 보니 단점이라 부르기에도 무리가 있군요. 사실 스피디한 연사가 절실히 필요한 유저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오히려 겉으로 드러나는 스펙보다 중요한것은 촬영시의 안정성이라던가 반응속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면에서볼때 F5가 최고 레벨의 바디중 하나라는 사실에는 전혀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세번째 아쉬운점은 세로그립에서 커맨드 다이얼의 부재입니다. AF-ON 버튼은 존재함에도 커맨드 다이얼을 빼놓았다는 사실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군요. 저 같은 경우는 세로 프레임 촬영시 손의 위치를 바꾸지 않고 양손을 아래로 내려 촬영하는 스타일이라 불편함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세로 그립을 사용해 촬영하시는 분들께는 불편함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가지 덧 붙이자면 일부 기체에서 배터리가 쉽게 방전되는 증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저 같은 경우, 30번대 바디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런 증상을 경험하지는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부분에 대해서는 뭐라 말씀드리기 힘들군요.



epilogue

사용자의 모든 욕구를 만족시키는 완벽한 카메라는 있을 수 없습니다.  F5역시 완벽한 카메라가 될 수 는 없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카메라들 중 하나 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철저히 촬영을 위한 도구, 그리고 감성적인 만족감을 주는 존재. 이 두가지 측면을 모두 생각을 한다해도 그렇습니다. 니콘유저 라면 한번쯤 F5의 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일도 나쁘지 않을듯 싶습니다. F5는 '니콘 다운' 카메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F'의 선배들처럼 F5 역시 전설의 한 페이지 속으로 녹아드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값진 선물을 선사해주었던 그녀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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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나에게 있어 로모는 충분히 '수상한' 카메라이다.
그야말로 '별 볼일없는' 스펙을 가졌음에도 그에 어울리지 않는 가격이 그러하고,
기계적인 결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로모 예찬론을 펴고있으니말이다.
그런점에서 볼때, 확실이 로모는'뭔가'가 있는 카메라임은 분명해 보인다.

로모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헛소문들이 있는데 가장 황당무계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는
구소련의 KGB에서 쓰이던 첩보용 카메라라는 설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로모코리아의 상술을 성토해야 함이 옳지만 굳이 길게 타이핑을 할 필요는 없을듯하다.
객관적으로 기계적 만듦새만을 두고, 잔인하게 말하자면 로모는 단지 싸구려 러시아제 카메라일 뿐이다.
왜 이런 조잡한 카메라에 수많은 사람들이 예찬론을 펴고 열광을 하는가?
이 생뚱맞은 카메라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해 친구놈이 가진 로모를 어느해 여름, 나의 여행에 동행시켰다.
그리하여 여행을 떠난 나의 가방에는 Nikon F3 와 F801s 그리고 로모가 동석을 하게 된것이다.




*로모 lc-a
32mm 단촛점 렌즈 /자동노출 /촛점거리 0.8~ 무한대
목측식 카메라 : 목측식 카메라라는 말뜻은 일반적인 카메라들 처럼 포커스를 잡기위안 방식이
따로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대충 눈대중으로 포커스를 잡는다는 말이다.
거리를 눈 대중으로 짐작하고 그 거리에 맞게 레버를 조작한다.
시중에서 거리측정을 위한 로모용 줄자까지 파는것을 보고는 실소를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로모를 조잡한 카메라로 생각하는 첫 번째 이유는 결점 투성이인 렌즈이다.
로모코리아에서 말하는 '터널이펙트' 라는것은 렌즈의 결함으로 발생하는것은로 보인다.
이는 흔히 이야기하는 비네팅이라기보다  렌즈의 구조적 결함이나 바디 내부의 결함이 아닌가 싶다.
화면 중앙부는 노출오버로 날아가버리고 주변부는 노출이 언더가 되어버라는 신기한 구조

그럼에도 이 최대 단점을 '터널 이펙트'란 단어로 자신의 특징이자 최대 장점으로
승화시켜버린  카메라가 이 로모라는 수상한 녀석인것이다.

로모의 렌즈는 32mm의 화각을 지녔다.
심각한 왜곡을 보여줄만한 화각이 아님에도 로모는 심각한 수준의 주변부 왜곡을 보여준다.
이것도 매력이 될 수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취향문제이겠지만, 본인은 왜곡을 너무 싫어한다.)
좌우지간 확실한것은, 광학적으로 잘 만들어진 렌즈는 절대 아니란것이다.
하긴, 그냥 처름 로모를 받아본 순간 겉모습만 봐도 알 수있는 문제이긴 하다만.


▲로모의 특성이 잘 드러난 사진. 중앙부의 노출오버와 주변부의 노출부족이 눈에띈다.

로모의 두번째 단점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조잡하기 짝이 없는 기계적 만듦새와 뷰파인더이다.
(필자에게 뷰파인더의 완성도는 카메라를 고르는 기준중의 하나이다.)
로모의 뷰파인더를 바라보면 크리스마스 장식에나 쓰이는 꼬마전구 두개가 달랑 붙어있다.
처음 뷰파인더를 보고 적지않게 당황했었다.
'도대체 어디에 쓰는 전구일까' 로모의 뷰파인더는 엉뚱하게도 촬영정보 대신
(사실 로모급 카메라에서 촬영정보가 표시되기를 기대한것은 아니였지만)
배터리 확인용 전구가 붙어있었던 것이다.

전구에 불이 하나가 들어오면 배터리가 있어 촬영이 가능하다는 소리고
불이 두개들어오면 슬로우셔터이므로 흔들림에 유의 하라는 뜻이었다.
엄청나게 좁고 왜곡이 심한 뷰파인더의 시야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한마디로 형편없는 기계적 만듦새이다.
솔직히 뷰파인더의 완성도는 일회용 카메라의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외에도 로모의 기계적인 완성도는 말든다 만것인마냥 어딘지 불안하고 신뢰성을 가지기 힘들게 했다.

이보다 훨씬 완성도가 높고 실사가능한 클래식 카메라들이
시중에서 단돈 몇만원이면 구할수 있다는것을 감안할때 로모의 가격은 거품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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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모는 왜 인기를 끄는것일까?


앞선글에서 로모에대해 엄청나게 혹평을 했지만
사실 로모는 (사람에 따라서는)앞서말한 단점들을 상쇄시킬만한 이상한 매력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그 첫번째는 강렬한 색감이다. '강렬함' 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후지필름이 자랑하는 벨비아와 같은 고채도 .
vivid 한 강렬함이라기 보다 비가 그친후의 습한 느낌이랄까.선명하고 쨍한 느낌의 강렬함이 아닌 습하고 진득진득한 강렬함을 선사한다.
정말 말로 표현하기 거시기(?)한 느낌이다.
주변부의 노출부족 현상도 사람에 따라서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낄수 있겠다.
화질이 좋은 사진 = 좋은사진 이란 등식은 성립되지 않으니까.



두번째로 부담없이 셔터를 누를수 있다는 점이다. 로모는 가볍고 컴팩트하다.
덩치가 큰 다른카메라들 처럼 시선을 신경쓸 필요도 없다.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넣고 다니다가 마음내킬때 가볍게 찰칵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별것아닌것 같지만 굉장한 메리트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부담없이 셔터를 누를수 있다는것은 의외로 큰 장점이다.

분명 로모그래퍼들이 말하는 '로모만의 느낌' 이란것이 있다. 그렇다.
자장면이 땡기면 자장면을 짬뽕이 땡기면 짬뽕을 먹는거다.
자장면 먹는 사람이 짬뽕 먹는 사람보고 너 왜 그런 이상한거 먹냐고 따진다면 정말 웃기는 일일게다..-_-;

카메라 자체를 수집품으로 생각하고 기계적 구조에만 관심이 있는것이 아니라
'사진' 이라는 대명제를 놓고 생각한다면,
사실 카메라를 두고 기계적 우열을 논하는것은 큰 의미가 없다.
카메라의 성능과는 달리 사용자의 감성적 품질이나 만족도는 계량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아무리 기계적으로훌륭한 카메라나 광학적으로 훌륭한 렌즈를 사용한다고 해도
 좋은 화질의 결과물이 나온다고 할 수 잇는것이지  '좋은 사진'이 만들어 지는것은 아니며
사진의 좋고나쁨은 이미지의 퀄리티에 비례하는것이 아닌 이유때문이기도 하다.
좋은 사진을 만들어 주는 카메라는 없다.
단지 카메라는 사진가의 편의를 도울뿐이다.



사실 로모는 '잘' 만들어진 기계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자신있게 나쁜 카메라라고 말할수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앞선 열거한 이유들 때문에.

따라서, 로모의 인기는 딱딱한 기계적인 분석보다는
일종의 문화적 코드로 이해하는 편이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필자는 로모를 무척 즐겁게 잘 가지고 놀았다. 사실 그것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Copyrights ⓒmindviewer.net



 

Kodak Tri-x Pan

from NOTE/review 2008/07/22 11:35
::Kodak Tri-x Pan

tri-x (이하TX)는 흑백작업에 가장 많이 쓰이는 필름 중 하나일 것입니다.
본인도 즐겨쓰는 필름중 하나이며, 사실은 저는 TX의 광팬이기도 합니다 : )

흔히들 많이 쓰이는 T-MAX계열의 필름과는 달리 TX는 구형 필름에 속합니다. 물론 계량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클래식 필름의 계보를 이어가는 필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X의 감도는 400입니다. 때문에 풍경이나 정물 같은 장르보다는 캔디드나 다큐에 적합한 필름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TX를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도 35mm에서는 주로 촬영하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되는 필름이기 때문입니다.


2005년 / TX  Copyrights ⓒ mindviewer.net



::해상력에 대해서


코닥사에서 말하는 TX의 해상력은 100선/mm 정도입니다. 동사의 같은 400감도를 지닌 T-max400(이하 Tmy)의 해상력이 125선/mm 라는것을 감안 해볼때, TMY에 비해서는 다소 확대인화에 불리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굳이 제가 TX를 고집하는 이유는 어차피 저는 11X14이상의 확대는 잘하지 않는데다가 TX만이 가진 특유의 입자감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TX의 입자는 TMY의 비해 크지만 묘하게도 예쁘다(?)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달리 말하자면, TMY의 경우 입자는 다소 조밀하지만 예쁘지 않다(?)라는 결론인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거친 느낌을 좋아한다'라는 이야기와는 다릅니다. 입자자체의 모양과 전체적으로 그입자가 페이퍼에 배열됐을때의 느낌을 말하는 것입니다. 보통 TX를 즐겨 사용하시는 분들의 경우 이부분에서 만큼은 대부분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볼때, 어떻게 생각하면 제가 TMY를 즐겨사용하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는 단순히 '정이 안가서' 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겟습니다 : ) 어쨌든 해상력만 놓고 봤을때는 TMY쪽이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400필름에서도 조금이라도 세밀한 입자를 원하신다면 TMY를 사용하시는것이 정답일것입니다.
예전 모 사이트의 어느 강좌에서 20년이상 암실작업을 하신분이 TX의 해상력이 더 우수하다는 글을 남긴것을 본적이 있는데 저로써는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10X8 정도 작은 인화지도 인화지풀로 확대를하면 그 차이가 느껴질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가감을 한다던가하는 현상과정의 차이는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봅니다.
어쨋든 TX의 해상력은 섬세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납득할만한 수준입니다.





2005년 부산 / TX  Copyrights ⓒ mindviewer.net




::특성

지금까지 제가 접한 바로는 TMY의 경우가 TX보다 컨트라스트가 확실히 높습니다. 굳이 수치로 말하자면15~20%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TX의 경우 미들톤과 쉐도우의 표현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아마 필름 자체의 특성이 크겠지만 이 컨트라스트의 차이에서 오는 부분도 조금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TX의 경우 '무겁고 부드럽다' 라는 느낌을 받곤합니다. TMY의 경우는 '깔끔하게 떨어진다'라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TX 고유의 느낌을 글이나 웹상의 이미지 몇장으로 전달해 드리기가 저에겐 벅차군요 : )

증감의 경우는 TMY에 조금 점수를 더 주고 싶습니다.
두 필름모두 2스탑 정도의 증감에도 무리가 없지만 TX의 경우 콘트라스트가 급격히 올라간다는 느낌입니다. 그에비해 TMY는 상당히 안정된 결과물을 뱉곤 합니다. 물론 증감했을때 TX특유의 느낌도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증감시 단순히 톤과 디테일만을 비교했을때는 TMY쪽이 조금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음에도 저는 TX로 증감을 즐겨하는 편입니다. 물론 결과물이 마음에 들기때문에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참고: 이글은 D-76  1:1 표준현상 기준으로 서술 되었습니다.


TX / 2스탑 증감   Copyrights ⓒ mindviewer.net




::현상

솔직히 TX를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 현상에 있습니다.
TMY의 경우 TX에비해 상당히 긴 현상 시간이 요구 되기 때문입니다. 저 같이 자동화된 현상 프로세스를 가지지 못하고 모든 작업을 두손만 믿고 진행해야할 경우,한꺼번에 많은 필름을 현상하는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솔직히 정말 기대하는 필름이 아니면 현상이 무서워 그냥 쌓아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상 시간의 단축은 곧 작업시간의 단축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저의 경우 주로 TX와 T-MAX100을 병행해서 사용하는데 이 두필름의 현상 시간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대충 같은 탱크에 넣고 현상을 해버릴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

하지만 TX를 현상할때마다 먼가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 없는데, 대충 작업을 했다가는 여지없이 베이스에 보라색의 잡색이 남기 때문입니다. TMY의 경우는 대충 수세만 해줘도 깨끗하게 잘 빠집니다. 이는 NEW타입 으로 나온 TX의 계량된 할레이션 방지층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찌됐건 잘 안빠지는것만은 확실 합니다. 예전에 이때문에 여기저기 문의를 했던 기억이있는데, 결론적으로 작업을 건너뛰지 않고 성실(?)하게 하면 깨끗한 베이스를 얻을 수 있긴합니다. 하지만 역시나 까다롭습니다. 저는 원래 수세촉진제를 잘 사용하는 편이 아닌데 TX를 현상할때는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됩니다. 수세 촉진제와 TX의 베이스잡색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분도 계시지만 저의 경우 수세촉진제를 사용하고 부터는 문제가 해결 되었기 때문에 그대로 적용 시키고 있는 중입니다.






::결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근래에 와서는 워낙 양질의 필름들이 생산 되기때문에  '품질이 나쁜 흑백필름은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특한 개성으로 차별화 되는 필름은 존재합니다. 모든 것이 그러하지만 필름도 각각의 특성 (혹은 아이덴티티 라고 해도 좋을만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TX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흑백 필름입니다.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흑백필름의 베스트셀러... 지금까지 수 많은 사진가들이 TX와 함께 작업을 했왔습니다. 물론 현재도 그렇습니다. 혹시 흑백사진에 관심이 있지만 아직 사용해보지 않으신 분은 꼭 한번쯤은 써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제품에는 응당 그에 걸맞는 이유가 있는 법이라.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TX는 흑백사진을 사랑하시는 분들의 좋은 동반자가 될것이라 확신합니다 : )



얼마전 Kodak사에서 공식적으로 흑백 인화지 생산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는 필름이나 약품의 생산도 언제 중단 될지 모른다는것을 시사합니다. 개인적으로 Kodak의 흑백필름들의 열성적인 팬이기 때문에 매우 아쉬운 일입니다. 세월이 흘러도 필름시장이 사라지지 않고 디지털과 공존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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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말한다. "인간이란 결국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살아가는게 아닌가 싶어. 그 기억이 현실적으로 중요한가 아닌가 하는 것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아무런 상관이 없지. 단지 연료일 뿐이야. 신문의 광고 전단지나, 철학책이나, 에로틱한 잡지 화보나,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나, 불에 태울 때면 모두 똑같은 종이 조각일 뿐이지. 불이 '오, 이건 칸트로군' 이라든가, 이건 요미우리신문의 석간이군' 이라든가, 또는 '야, 이 여자 젖통 하나 멋있네' 라든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타고 있는 건 아니잖아. 불의 입장에서 볼 때는 어떤 것이든 모두 종잇조각에 불과해. 그것과 마찬가지야. 중요한 기억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기억도, 전혀 쓸모 없는 기억도, 구별할 수도 차별할 수도 없는 그저 연료일 뿐이지."
고오로기는 혼자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만약 그런 연료가 내게 없었다면, 그래서 기억의 서랍 같은 것이 내 안에 없었다면,  나는 아마 아득한 옛날에 뚝 하고 두 동강이 나 버렸을 거야. 어딘가 낯선 곳에서 무릎을 끌어안은 채, 길바닥에 쓰러져 개죽음을 면치 못했겠지. 중요한 것이든 아무 쓸모 없는 것이든, 여러 가지 기억을 때에 따라, 꺼내 쓸 수 있으니까,이런 악몽 같은 생활을 계속하면서도, 나름대로 살아갈수 있는 거야. 더 이상은 안 돼, 더 이상은 못 해, 하고 생각하다가도, 어떻게든 그 난관을 넘어설 수 있는 거지."

'어둠의 저편' 中 --무라카미 하루키


::기억 그리고 F.

누구나 기억속에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흘러간 옛연인, 친구들 혹은 우연히 마주친 사람일지라도 말입니다. 아우라를 지닌 강한 이미지가 한번 뇌리속을 파고들면 좀 처럼 헤어나오기가 힘듭니다. 그것은 카메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니콘의 F 처럼 말입니다.

니콘의 F는 참 복잡한 뉘앙스를 가진 단어입니다. 사진가의 편의를 돕는 훌륭한 장비는 참으로 많습니다만 그중에서도 니콘의 F가 뿜어내는 특별한 아우라는 자부심,신뢰감,동경,지독하디 지독한 에고 따위의 단어가 뒤섞인 묘한 느낌입니다. 단순히 기계라고 치부하기에는 어딘가 특별한 구석이 있는것이죠. 디지털 장비가 대세가 되어버린 요즘에도 F의 수요는 꾸준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힘의 원천은 무엇있까요?
오늘은 그중 3번째 'F' F3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비약한 작문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해 이야기를 꺼내는것은 세월이 흘러 이야기의 끝단을 매듭지을 수 있게된 시점에서 일전의 이야기를 확실히 마무리 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도 있습니다
.
 

그녀.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지만 저는 F3에게서 역대 F 가운데 가장 여성적인 느낌을 받곤합니다.
물론 동의하지 못하실분들이 절대다수일것으로 압니다. 펜타프리즘에 선명히 새겨진 묵직한 니콘로고를 보고있음에도 그가 아닌'그녀'에 가까운 느낌으로 F3을 대하게 되는것은 만났다 헤어짐을 반복하는 연인들의 어설픈 그것과도 비슷한 인연을 가지고 있기때문인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가냘픈 허리를 감싸앉았을때와 비슷한 그립감도 한몫하는것 같군요 : )
사실 수동기에서 그립감을 논하는것은 좀 아니다 싶긴 합니다만.

사실 F3는 여성처럼 섬세하고 세심한 카메라입니다. 아시다시피 F3의 경우, 최초 필름을 로딩하면 셔터스피드가 1/80초로 고정되어 버립니다. 중요한컷을 행여나 이미노광된 필름에 담을라 지나치게 세심한 면이있다고나 할까요? 나이든 아들에게도 아직까지 염려하는 마음에서 잔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어머니 같다는 느낌입니다 : )  하지만 꽁수로 한컷이라도 아껴보려는 이들에게는 상당히 스트레스인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고정된 셔터스피드에 맞쳐서 조리개치를 결정하면 해결되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상당히 성가신것이 사실이지요. 저처럼 어지간한 촬영은 자동모드에 의존하는 사람은 더욱그렇습니다.
애정어린 잔소리라 할지라도 잔소리라는것이 항상 그런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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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 / TMX 2005년.  Copyrights ⓒ 2008 mindviewer.net. All Rights reserved

::도구로써의 카메라. 카메라라는 이름의 도구

카메라는 촬영을 하기위한 도구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소지한 도구는 촬영에 가장 효율적인 메커니즘을 가진 몇가지 종류의 카메라로 한정되여야 할터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개개인 마다 카메라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는것을 보면 카메라는 단지 촬영만을 위한 도구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F3가 처음 세상의 빛을본지 3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그때와는 비교하기 힘든만큼 변화했습니다. 물론 카메라의 기술적이 부분이나 그 제조사의 마인드 마져 변해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필름을 장전하고 호흡을 고르며 셔터를 릴리즈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빠르게 데이터가 저장되고 LCD를 통해 이미지를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세상이 왔습니다. 그리고 사진은 예전처럼 더 이상 일부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일례로 길거리를 걷는 동안에도 최신식 전자장비로 무장한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무척이나 쉽게 마주칠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넘쳐난다는 표현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F3의 위치는 과연 어떤것일까요?

현재 F3의 위치는 F3라는 이름을 가진 그것이 처음 세상에 선보였던 시기와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압도적인 성능을 가진 니콘의 3번째 플래그 쉽. 최고급 프로페셔널 장비. 활동적인 사진가를 위한 신뢰감넘치는 프레스용 장비. 가난한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겐 꿈의 바디.
그때와 달리 지금의 F3에게 이에 해당되는 문장은 한마디도 없습니다.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냉정히 말하자면_ 많이 팔린만큼 구하기도 쉬워 '레어' 아이템도아닌데다가  아니고 누구나 큰 부담없이 싼맛에 사용해볼 수 있는 흔한 바디, 최근의 카메라들에 비하면 너무나 불편하고 효울적이지 못한 한물간 장비.  라는게 적절한 표현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F3의 파인더를 바라보며 세상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 존재 자체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치 흘러간 옛 연인을 그리워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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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 / TX   2004년. Copyrights ⓒ 2008 mindviewer.net. All Rights reserved
::그리워 하다.

요즘 텔레비전을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자 연예인들이 정말 '쏟아져' 나온다고 말해도 좋을만큼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텔레비젼의 화면으로 보여주는 몸짓이나 목소리 말투에서 정말로 호감이가고 매력이 느껴지는 연예인을 찾기는 쉽지않습니다.
카메라또한 그러합니다. 최신의 기술이 총망라된 카메라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계적인 성능을 물론이고 디지털화된 세상을 헤쳐나가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심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파인더를 바라보며 셔터를 누르면 예전에 느꼇던 그 무엇을 맛볼수 있을지는 쉽게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은 장비라면 사진가의 촬영욕구를 극대화할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소유한 도구와 코드가 맞지않아 촬영의욕이 저하 된다면 이미 도구로써의 가치를 상실한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보기때문입니다. 파인더를 바라보고 셔터를 릴리즈하는 순간 손끝에 와닿는 감촉, 그리고 미러가 올라갔다 내려가며 셔터막이 열리고 닫히는 일련의 과정에서 오는 작은 소음. 이 모든것이 사진가가 보고자 하는 그 무엇가 일치한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도구.

세월이 흘러 카메라는 기술적으로 진보하고 있지만 카메라가 아닌 무기질로 이루어진 비싼 기계 덩어리가 되어간다는 느낌입니다. 현장을 누비는 프레스나 전업 사진가가 아닌 대부분의 취미 사진가들은 이들이 가진 빠른 AF라던가 무식할 정도의 연사속도. 지나칠 정도의 내구성. 중형포멧 필름 카메라에 육박하는 해상도-따위가 필요가 없는게 사실입니다.
전업사진가들에게는 결과물이 그들의 능력을 입증합니다. 그들에게는 실패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대다수 생활 사진가에게는 결과물만이 미덕이 아닙니다.
그러하기에 오늘도 흘러간 옛 연인을 그리워 하는 많은 이들이 F3를 곁에두고 있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녀는 고지식하지만, 타협하지않는 고고함과 수수한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때론 현명합니다.
그런 그녀는 사랑을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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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TX    2004년. Copyrights ⓒ 2008 mindviewer.net. All Rights reserved

:: 그녀의 매력

그녀에 대한 애찬을 늘어놓고 매력이 무어냐 물었을때,
대답을 하지 못한다면 굉장히 쑥스러운 일이될 것입니다 : )

본질적인것은 아니지만, 현재에 이르러 기계식 카메라의 매력은 '손맛' 이라고 표현되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그중 한 축을 이루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그리고 F3은 그것을 느끼기에 매우 적합한 카메라 중 하나입니다.부드럽게 반응하며, 몸속의 부속들이 정교하게 맞물리면서 움직이는 리와인딩 레버가 그러하며 가볍게 '딸칵' 소리를 내며 머리를 열어보이는 교환식 파인더 또한 그러합니다. 사실. 조금 팔불출 같은 소리를 하자면 바라만보아도 배가 부르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뷰파인더의 완성도는 현재의 어느 카메라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 사실은 오히려 압도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제가 많은 기기를 다루어 보지는 못했지만 135포맷에서 F3의 클리어하고 시원한 뷰파인더와 비교할만한 카메라는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 입니다. 지금도 무척이나 좁고 답답하기 짝이없는 대다수의 디지털기기의 파인더를 보고 있자면 그녀가 그리워지는것은 어쩔수 없는 일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F3를 논할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전용 모터드라이브인 MD-4를 장착했을때 들려주는 아름다운 셔터음입니다. 다른 부분은 개개인마다 이견이 있겠지만 셔터음만은 F3를 따라올 기기가 없다고 입을모아 이야기 하게되는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그녀의 음색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할 수 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차후, 파일을 구한다면 그 호쾌하고 아름다운 셔터음을 꼭 들려드리고 싶군요.

잔 고장 제1순위인데다가 제 기능을 못하는 묻지마 수준의 일루미네이터 라던가. 무게중심은 전혀 고려하지않은 몰상식한 모터드라이브의 디자인같은 소소한(?) 단점은 그냥 그녀의 귀여운 애교로 넘어가려한다면 지나친 편애일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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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 / TMX   2004년. Copyrights ⓒ 2008 mindviewer.net. All Rights reserved

::다시 돌아올수 없는 연인처럼.

얼마전, 현실속의 옛연인을 몇 해만에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녀를 대하면 무척이나 할말이 많을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더군요. 그녀는 여전히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그 시절의 저와 지금의 그녀는 다른 사람이란것을 실감했습니다. 시간은 많은것을 매섭게 바꾸어 버립니다. 지금의 저와 그녀가 바라보는 그 무엇은 이미 하늘과 땅만큼이나 아득히 다른곳에 속하고 있는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인정해야만 되는 당연한 현실인 동시에 씁쓸한 그 무엇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것과 같이, F3는 매우 사랑스러운 카메라입니다.
어느 누가 저에게 물어도 '무척 좋은 카메라이다' 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떠나보낸 F3를 다시 내품으로 데려올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마 앞으로도 그럴일은 없을것 같습니다. 전 이미 지금 상황에서 제가 필요한 용도를 지닌 프레스용 디지털 바디를 마음에 두고 있고 곧 구입을 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필요한것은 F3가 아니니까요.

지금 이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갑니다. 때론 그것이 못마당하고 야속하지만 저 또한 그 거대한 흐름에 몸을 맡기고 유영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현실속의 그녀가 그러하였듯 그녀라 지칭한 F3역시 저의 기억의 한자리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다시 돌아올수 는 없는 연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단지 슬퍼할 일은 아닙니다. 그녀와의 동거가 무척이나 행복했고 그녀의 투명한 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동안 참으로 황홀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아련하지만 좋은 기억이고, 감사하고 행복한 기억입니다.
이제와 이렇듯 '참 좋은 만남이었어' 라고 회상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현실속 그녀와의 인연 역시 그러하였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을 맺을 수 있게 만들어준 시간에 새삼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런이유로 또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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